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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타임즈 심귀영 기자]새 정부의 강력한 규제의 칼날에 매도·매수세 모두 움츠러들면서 주택거래가 반토막났다. 거래절벽이란 말까지 나온다. 하지만 집값은 여전히 오름세다.
1일 한국감정원이 발표한 전국 주택가격동향에 따르면 이달(9일 기준) 매매가격은 전월 11일 대비 0.13% 상승했다.
지난 6·19와 8·2대책, 그리고 가계부채 종합대책 등 연이어 발표한 부동산 및 대출규제가 '다주택자'를 겨냥해, 새정부 들어 다주택자의 매도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이에 다주택자가 내놓은 매물 증가로 집값이 하락할 것이란 기대감이 형성됐다.
하지만 새 정부가 취임한지 반년이 되어가지만, 이같은 고강도 대책에도 집값은 떨어질 줄을 모르고 있다.
정확히 전국 집값은 양극화를 더하고 있다. 서울 및 수도권 일부 지역은 여전히 강세를 보이는 반면 지방은 약세다.
이처럼 하락할 것으로 예상됐던 집값이 요지부동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이유를 다주택자의 '버티기'에서 찾았다.
다주택자들이 굳이 손해를 보면서까지 매입했던 것보다 낮은 가격에 매도할 필요성을 못 느껴서다. 특히 자금여력이 충분한 서울 주요 단지 집주인들은 집을 낮은 가격으로 굳이 내놓기보다 '버티기'를 선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서울 집값은 불패'란 인식이 강해진 것이 한 몫한 것으로 분석된다.
쓸 수 있는 카드를 총 동원한 역대급 부동산대책이란 평가를 받고 있는 문 정부의 부동산 규제책에도 집값이 오름세를 더해가자, 특히 서울 집값은 떨어지지 않을 것이란 생각이 집주인 사이에 굳건히 자리잡은 것이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차장은 "고강도 대책 발표 후 서울 아파트값은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다시 오름세를 이어갔다"며 "서울 아파트값은 웬만해선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는 인식이 강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다주택자 등 서울 부동산 투자자를 중심으로 투자자문이나 강의를 다니다보면, 서울 집값은 불패란 인식이 여전히 퍼져있는 것을 느낀다"고 귀띔했다.
게다가 내년 서울은 입주물량보다 정비사업 등으로 멸실되는 주택물량이 더 많다. 수요대비 공급량이 부족할 수 있어 부동산규제에도 하락 압박을 덜 받을 수 있다는 판단도 한 몫 했다.
이에 서울 및 주요 도심 다주택자는 급히 낮은 가격으로 처분하기 보다 내년 시장상황을 지켜보는 쪽을 택한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자금여력이 있는 경우 굳이 집을 처분할 필요성도 못 느끼는 것으로 보인다.
이렇다보니 전국 부동산시장은 규제 여파로 양극화를 더하고 있다.
자금여력에 따라 집을 내놓을지 버틸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주택 여러채를 보유할 자금여력이 되는 이들은 급히 팔기보다 '버티기'를, 그렇지 못한 이들은 입주물량 증가로 집값이 하락하기 전 지금이라도 '처분하기'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내년 초부터 대출이 어려워지기 때문에 대출없이 잔금을 처분할 수 없는 경기 외곽의 입주물량이 몰린 단지를 중심으로 '처분행진'이 이어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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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서울 집값은 고공행진하는 반면 지방은 하락하고 있다. 수도권에서도 입주물량이 몰린 지역은 하락, 재건축 등 소득수준이 비교적 높은 지역은 상승하는 식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가계부채 종합대책 발표를 앞둔 이달 9일 기준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월대비 수도권에서 0.20% 상승한 반면 지방은 0.7% 하락했다. 심지어 수도권은 상승세가 더 커졌다.
같은기간 서울은 무려 0.23% 올랐다. 경남지역이 0.25% 하락한것과 대조적이다.
수도권 내에서도 양극화가 나타나고 있다. 지난달 마지막주 서울 주간 아파트값은 광교나 평촌은 각각 0.09%, 0.08%등 오름세를 보이는 반면 경기에서도 양주시나 이천시 등은 각각 0.11%, 0.07% 떨어졌다.
이같은 추세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신 차장은 "올 하반기 주거복지로드맵 발표가 예정된데다 내년초 대출 및 부동산규제가 적용된다. 금리인상 가능성 및 보유세 인상 논란 등도 있어 부동산시장 불확실성이 큰 상황"이라며 "자금여력이 있는 다주택자는 급히 처분하기보다 시장상황을 관망하며 버티기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자금여력에 따라 버티기와 처분하기를 달리 선택하면서, 전국 집값은 하락하기보다 양극화가 심화하는 모습을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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