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투자증권, 이러려고 '중기특화증권사' 됐나

김장수 기자 / 기사승인 : 2016-12-05 08:5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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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경기도 용인 현대증권 연수원에서 개최된 현대 KB투자증권 경영진 통합 워크숍에서 윤경은 현대증권 사장, 윤종규 KB금융그룹 회장, 김옥찬 KB금융지주 사장, 전병조 KB투자증권 사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2016.05.29. (사진=KB금융지주 제공) 

[세계타임즈 김장수 기자]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과의 통합을 앞두고 중소기업 특화증권사 관련 사업에 손을 놓은 모습이다.


현대증권과의 합병을 앞두고 있다는 게 이유인데, 그렇다면 이런 증권사를 당시 합병이 어느 정도 가시화된 상황에서 당국이 왜 중기특화 증권사로 선정했느냐는 힐란이 나올 수 밖에 없다.


KB투자증권을 제외한 5곳(IBK투자증권·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코리아에셋투자증권·키움증권)의 중기특화증권사는 금융업계의 중소기업·벤처 지원사업에 활발하게 참여하고 있다. 반면 KB투자증권은 홀로 발을 빼는 모양새다.


특히 크라우드펀딩이나 한국거래소 스타트업 마켓(KSM)과 같이 중기특화증권사의 적극적 참여를 필요로 하는 사업에도 참여하지 않고 있다.


4일 한국예탁결제원 크라우드펀딩 홈페이지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KB투자증권은 현재 온라인펀딩중개업자로도 이름을 올리지 않은 상태다. KB투자증권이 직접 진행한 펀딩 성공·진행 정보 또한 찾아볼 수 없다.
지난 4월15일 금융위원회는 중기특화증권사로 IBK투자증권·유안타증권·유진투자증권·KB투자증권·코리아에셋투자증권·키움증권을 선정한다고 밝혔다.


금융위는 중기특화증권사의 크라우드펀딩 참여도를 필수 평가 항목으로 지정해 증권사들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크라우드넷에 따르면 코리아에셋투자증권(10건), IBK투자증권(7건) 등의 증권사가 펀딩을 성공시켜 중소기업 자금 조달에 기여했다. 현재도 코리아에셋투자증권이 2건, IBK투자증권이 3건, 유진투자증권과 KTB투자증권이 각각 1건의 크라우드펀딩을 진행하고 있다.


KB투자증권이 지난 1월부터 시작한 스타트업 기업 온라인 홍보도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된 4월부터는 뚝 끊긴 모습이다.


KB투자증권은 한국거래소의 스타트업 마켓(KSM) 관련 사업도 불참하고 있다. 현재 KB투자증권을 제외한 중기특화증권사 5곳이 각각 5억원씩 25억원을 출자해 KSM 등록 기업을 지원하는 펀드에 투자한 상태다. 그외에도 중기특화증권사들이 잇따라 신기술사업금융사(이하 신기사)로 등록,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투자역량을 강화하는 반면 KB투자증권은 역시나 관심이 없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KB투자증권 관계자는 "KB금융지주와 크라우드 매칭투자 시스템을 지속적으로 운영해 스타트업 기업 자금조달 활성화에 기여하는 등 중기특화 증권사들 중 가장 활발히 수행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금융위원회가 중기특화증권사를 선정한 이유는 중소·벤처기업에 대한 자금조달을 확대하고 기술력 있는 중소·벤처기업을 발굴하기 위해서였다. 자기자본 4조원에 육박하는 초대형 투자은행(IB)과는 차별화된 중소형 증권사를 키운다는 목적도 있었다.


중기특화증권사 선정 당시 현대증권과의 합병이 어느정도 가시화된 KB투자증권이 참여하는 것이 당초 취지와는 맞지 않는다는 업계의 의견도 있었다. 합병 후 업계 3위의 대형 증권사 반열에 올라설 KB투자증권에 중기특화증권사 자격을 주는 것은 타 중소형 증권사와의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의미다.


논란 당시 금융위는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과의 합병절차를 마무리 하지 않은 상태이므로 중기특화증권사로 선정하는 데 문제가 없으며, 현대증권과의 합병 절차와 KB투자증권의 중기특화증권사 선정과는 큰 연관성이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


금융위는 중기특화증권사 지정 취지에 맞지 않게 실적이 미진한 증권사가 있는 경우 지정을 취소하겠다는 설명을 덧붙이기도 했다. 그러나 최근 KB투자증권이 중소기업 지원 관련 사업에 홀로 이름을 올리지 않는 것에 대해서 금융위는 현대증권과 합병을 앞두고 있기에 어쩔 수 없다는 설명을 내놨다.


금융위 관계자는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과의 합병을 코앞에 두고 다른 중기특화증권사들과 함께 관련 사업에 참여하는 것 또한 부담스러울 수 있다"면서 "KB투자증권이 1년 이내에 합병하면 차순위 회사를 추가로 지정하기로 이미 정해놨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다"고 설명했다.


당시 KB투자증권을 포함한 13곳의 증권사가 중기특화증권사 자격을 얻기 위한 경쟁에 뛰어들었다. 중기특화증권사로 지정되면 각종 금융기관으로부터 우대 금리 등의 금융 지원을 받고, 채권담보부증권 발행 주관사를 선정할 때도 가산점을 받는 등 다양한 혜택을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KB투자증권이 중기특화증권사 자리를 내놓을 것을 예상하고 있었고, 합병을 이유로 관련 사업에 적극적으로 참여하지 않는 것 또한 알고 있었다면 애초에 다른 중소형 증권사에 자격을 주는게 취지에 맞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내년 1월1일 KB투자증권이 현대증권과 합병하며 중기특화증권사 자리를 내놓음에 따라 KTB투자증권이 해당 자격을 얻을 예정이다. KTB투자증권은 당시 선정 평가에서 7위 점수를 받으며 아쉽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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