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경하는 송철호 시장님, 그리고, 관계 공무원 여러분!
시민 모두가 안전하고 편안한 울산을 만들기 위해 평소 큰 힘을 쏟고 계신 데 대해 감사드립니다.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특히 어른들의 무관심과 부주의 때문에 아이들 안전과 생명이 위협받는 일이 없도록 행정력을 집중해야 합니다.
출산과 보육에 수많은 예산을 쓰고 있는 것 못지않게 단 한 명의 아이를 지키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가 얼마나 노력하고 있는지 되짚어보는 차원에서 이번 서면질의를 드리고자 합니다.
지난 11월 19일 문재인 대통령 ‘국민과의 대화’에서 큰 주목을 받은
김민식 군의 부모를 잘 아실 것입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인 ‘스쿨존’에서 안타깝게 목숨을 잃은 김민식 군의 부모가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청와대 국민청원을 제기했고, 대통령에게 눈물로 호소한 결과 이 아이의 이름을 딴 이른바 ‘민식이 법’이 제정될 예정입니다.
이 법안은 스쿨존 내 신호등과 과속단속카메라 설치 의무화 등 어린이 교통안전을 강화하는 내용입니다. 11월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법안심사소위원회를 통과했고, 전체회의와 법사위를 거쳐 본회의까지 통과하면 전국 모든 스쿨존에 과속카메라가 설치돼야 합니다.
멀리 갈 것 없이 울산의 실정만 봐도 ‘민식이 법’은 하루빨리 제정돼야 합니다.
현재 울산에는 중구 67곳, 남구 85곳, 동구 48곳, 북구 68곳, 울주군 90곳으로 모두 358개의 스쿨존이 있습니다. 문제는 이 가운데 과속 단속 카메라가 설치된 곳은 25곳, 전체의 7%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과속단속 카메라가 설치돼 있어도 제한속도와 신호를 지키지 않는 차들이 수두룩합니다. 올해 전국에서 제한 속도위반 적발건수가 가장 많은 곳이 아이러니하게도 ‘스쿨존’으로 조사됐다고도 합니다.
울산 남구 모 초등학교 앞은, 스쿨존 뿐 아니라 일반도로를 포함해 지난 2년 간 울산에서 속도위반 건수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2017년 2만3219건에 이어 지난해에는 1만665건으로 집계됐습니다.
단속카메라가 있어도 이러할진대, 카메라가 없는 스쿨존의 심각성은 불을 보듯 뻔합니다. 신호 위반에 과속은 일상이고 불법 주차도 만연합니다. 아이들은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 앞에서 교통사고 위험에 속수무책으로 방치돼 있는 것입니다.
이렇다보니 사고 발생은 당연합니다. 최근 3년 간 울산지역 스쿨존 내 사고 현황(부상)을 보면 2016년 18건, 2017년 13건, 지난해 9건 등 해마다 사고가 끊이지 않고 있습니다. 올해 들어서는 모두 19건의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조사됐습니다. 특히 북구의 한 스쿨존에서 한 어린이가 트럭에 치여 귀한 목숨을 잃는 사고까지 있었습니다.
스쿨존이 도입된 지 20년이 넘었지만 어린이 교통사고가 끊이지 않는 것은 스쿨존 지정만 해 놓고 보호를 위한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은 이유가 큽니다.
스쿨존 내 신호등과 과속카메라 뿐 아니라 보호구역을 알리는 도로 도색, 펜스 등 시설이 제대로 유지·관리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어린이보호구역인지도 모를 만큼 도색이 지워져 있거나 펜스가 망가진 곳들도 많습니다.
스쿨존 시설 설치를 여러 기관이 동시에 담당하고 있는 것도 문제 중에 하나입니다. 시설 규모가 작으면 구, 군이 담당하고 신호등과 과속카메라 등은 울산시와 울산지방경찰청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운전자들의 인식 개선과 안전 운전이 중요합니다. 아무리 좋은 제도와 시설이 있어도 그 제도의 주체는 ‘사람’이지 법 조항과 시설물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스쿨존이 그 역할을 다하기 위해서는 운전자들의 준법정신과 실천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합니다.
학교와 가정에서는 아이들에게 사고예방법을 주기적으로 교육해야 하고, 스쿨존에서만큼은 어린이가 다치지 않도록 우리 어른 모두가 ‘의무적으로’ 주의해야 합니다.
울산광역시를 비롯한 행정이 그 의무에 앞장서야 할 것을 강조하면서 다음과 같은 요청을 드립니다.
첫째, 스쿨존 내 어린이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울산시를 중심으로 교육청, 구·군이 함께 TF팀을 구성해 줄 것을 요청합니다.
둘째, 스쿨존 내 관련 시설 실태 점검이 제대로 돼 있는지, 있다면 유지·보수 및 관리가 어떻게 되고 있는지 답변 부탁드립니다.
셋째, 법 제정 전이더라도 울산시만의 단속 · 사고 다발 스쿨존의 문제 원인 및 주변 환경 등에 대한 분석과 이에 따른 단속 장비 설치 등 실효성 있는 개선 대책 마련을 요청합니다.
넷째, 행정기관 뿐 아니라 운전자를 비롯한 시민들이 스쿨존 내 안전의무를 다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한 홍보와 교육은 어느 정도로 진행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는지도 답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울산=세계타임즈 이호근 기자]
[저작권자ⓒ 세계타임즈.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