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킴 오 케" 오늘의 연재 (6) 자기 아들처럼 키운 남동생

이현진 기자 / 기사승인 : 2025-01-24 08:56: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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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오빠 정식에 대한 큰언니의 정성은 애정의 수준을 넘어 집착에 가까울 정도로 극진했다. 못 배운 탓에 결국 남편과 헤어진 자신의 서러움을 작은오빠의 성공으로 보상받으려 했다. 큰언니는 방학만 되면 객지로 공부하러 나간 오빠가 집으로 돌아오기를 학수고대했다.
오빠 역시 병들고 지친 엄마보다는 강인하고 똑똑한 큰누나에게더 의지하며 공부했다. 14살 차이가 나는 두 사람은 연령적으로, 혈연적으로 오누이가 분명했으나 내용상으로는 모자 관계에 더 가까웠다. 나보다 10살 위인 작은오빠는 집안의 보배인 동시에 동네의자랑이었다. 그는 형제들 가운데서 가장 머리가 좋았다. 동네에 그만한 수재가 없었다. 단 한 번도 1등을 놓치지 않았다. 오빠는 당연히 나의 영웅이었다. 내가 둘째 오빠의 친동생이라는 것이 또래 아
이들에게 늘 자랑스러웠다.
사실 그 시대의 가난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밤이 되면 온 세상이 어두워지는 것’ 만큼이나 당연한 일이었다. 우리 집뿐만 아니라온 동네 모두가 궁핍했다.
작은오빠가 상급 학교에 가게 된 것은 전적으로 큰언니의 열화와같은 교육열과 학교 선생님들의 성화에 가까운 독려 덕분이었다. 오빠는 중학교를 마친 후 고등학교는 부산에서 다녔다. 부산까지 가서 공부를 한다는 것은 우리 형편상 불가능한 일이었지만, 마침 6촌 오빠가1년 먼저 부산에서 학교를 다니고 있어 무작정 그곳으로 간 것이었다.
우여곡절 끝에 거기 사는 사촌 언니 집에 거처를 정한 오빠는 1등을 한학생에게 주는 장학금을 매달 받으며 객지 생활을 할 수 있었다.
오빠는 주변의 기대대로 수석으로 고등학교를 졸업했다. 장학금이 없으면 공부하기가 어려웠던 오빠는 결국 서울행을 포기하고 장학생으로 부산대학교에 입학했다. 돈에 사뭇쳤던 탓인지 전공도 당시 취업이 가장 쉽다는 공과대학을 택했다. 등록금 때문에 대학 진학을 놓고 고민하는 오빠의 사정은 신문 기사화될 정도로 부산에서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찌감치 병든 엄마의 역할 가운데 절반을 떼서 감당하던 큰언니에게 작은오빠의 존재는 동생 이상이었다. 오빠는 고향에 있는 가족들의 바람, 그중에서도 큰언니의 기대에 어긋나지 않기 위해서라도더욱 공부를 열심히 했다.
작은오빠는 대학을 다니면서도 가정교사 일을 하며 자기 앞가림을 해 나갔다. 가끔 돈을 모아서 엄마에게 부쳐 주기까지 했다.
방학 때, 체크 무늬의 양복을 입고 마을에 나타난 작은오빠의 모습은 어느 영화 배우보다 더 빛나 보였다. 작은오빠의 이런 바지런한 모습 때문에 나는 ‘대학생은 돈을 버는 사람’이라는 생각을 갖게되었다. 대학만 가면 돈을 벌기 때문에 나도 무조건 대학에 가야 한다는 각오를 다지곤 했다.
방학이 끝나 집을 떠날 때면 나는 “오빠, 다음엔 꼭 텔레비전을사 와야 해”하며 철없는 주문을 했다. 그런 나를 빙그레 웃으며 바라보던 오빠는 언제나 늠름했다.
이제는 어엿한 사회의 중추적 인물로 자리한 오빠는 요즘 나에게가족에 대한 자기 심정을 이렇게 말하고 있다.
“나는 가족을 사랑한다. 평생 엄마와 큰누나, 작은누나, 여동생들에게 빚을 진 심정으로 살아왔다. 이제 나이가 들면서 그동안 표현하지 못한 가족에 대한 사랑을 나누면서 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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